2017년 11월 29일 수요일

어리석다 말하더라

97년 전 오늘(11월 29일)은 왈우(曰愚) 강우규(姜宇奎) 의사의 순국일이다. 어려서 한의학을 공부한 강우규는 55세의 다소 늦은 나이에 성재(誠齋) 이동휘(1873~1935)를 만나면서 민족의 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
3·1 운동 후 블라디보스토크로 건너가 대한국민노인동맹단에 입회하고, 1919년 9월 2일 제3대 조선총독으로 부임하던 사이토 마코토(齋藤實)을 향해 폭탄을 투척하였다. 이는 의사(醫師)가 의사(義士)로 변모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요사이 성조기 흔들어대면서 박ㄹ혜 무죄 따위나 지껄이며 태극기를 욕보이는 일그러진 노년들과는 비교불가 큰어른이시다. 누가 있어 감히 이 어른을 어리석다 말할(曰愚) 수 있을까.
당시 66세였던 강 의사는 의거실패 이후 체포되어 사형을 언도받고 이듬해인 1920년 11월 29일 서대문형무소에서 교수형으로 순국하셨다.


강 의사는 1962년 3월에 건국공로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받고 1967년에는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묘역 하단 우측에 유해가 안장되었으며, 2011년에 문화역서울 284 앞에 동상 및 표지석이 세워졌다.
“내가 죽어 청년들의 가슴에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소원하는 일이다.”
강우규 의사의 유언… 서울역광장을 오고가는 무심한 발길 속에 그분의 의거를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2017년 11월 10일 금요일

건축왕 정세권의 디벨로핑

어제 저녁, 오랜만에 연건동 이화사거리행… 정림건축 지하2층 정림홀 착석.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진행하는 2017 공동건축학교 청강.
주제도서인 <건축왕, 경성을 만들다>는 김경민 교수가 썼지만, 이날 강연엔 이지은 해리티지프로젝트 대표가 나섰다.


1920년대 일본인들의 청계천 북쪽 침투에 맞서 기농(基農) 정세권(1888~1965)은 최초의 종합 부동산회사인 건양사(建陽社)를 설립하고 대규모 필지를 사들여 잘게 쪼개 중소형 개량한옥을 건축하여 경제력이 약한 조선인들이 구입해 살아갈 수 있도록 했다. 이로부터 익선동·가회동·삼청동·성북동·혜화동·창신동·왕십리 등지에 대단위 한옥단지가 조성되었다. 또한 민족운동에도 참여하여 조선물산장려회와 조선어학회에 재정 지원을 하기도 했는데, 이는 건축왕 정세권이 유통왕 박흥식이나 광산왕 최창학과 차별되는 요인이 된다.
역사와 문화 분야에 치우쳐 인식하고 있던 기존 시각에 도시와 건축이라는 새로운 안목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된 유익한 북토크였다.
정림건축이 진행하는 공동건축학교(共同建築學校)는 교수와 학생과 건축가와 연구자와 타 분야가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숙성해가는 교류의 장을 지향한다고 한다. 공동건축학교 웹사이트(gdarchischool.com)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