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6일 월요일

AI vs AI

AI라는 어휘를 자주 접하게 된다. 하여 몇 가지 생각나는 대로 읊어본다.

우선 요사이 또다시 창궐하여 농축산인의 애를 태우는 조류독감(鳥類毒感, 조류 인플루엔자)이 있다. 에이비언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관련 뉴스가 나올 때면 양성반응이니 고병원성이니 하는 얘기들이 따라나오고, 방역당국의 무사안일과 이미 토착화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더해진다. 여기에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치킨 값 인상과 CEO 리스크까지 동시에 불거지면서 소비자는 대체재를 찾고 애꿎은 가맹점은 피해가 커진다. BBQ 같은 곳은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조사에 들어간다니까 바로 꼬리를 내리며 가격인상을 철회하기도 했다.

2번째 AI는 인공지능(人工知能)이다. 아티피셜 인텔리전스(Artificial Intelligence)는 로빈 윌리암스 주연의 다소 낭만적이고 인간적인 바이센테니얼맨(Bicentennial Man)이나 인류의 암울한 미래를 묘사한 터미네이터(Terminator) 같은 영화 속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등장했었다. 4차 산업혁명이니 딥러닝이니 해서 날로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무거운 주제이다.

3번째로 생각나는 ai는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Adobe Illustrator) 프로그램의 확장자명이다. 일러스트는 명함을 만들 때 간혹 사용했는데, ai뷰어도 나와 있다.

이밖에도 인도의 국영항공사인 에어 인디아(Air India), 국제사면위원회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mnesty International)의 약칭도 AI를 쓴다.

2017년 6월 23일 금요일

목요회 명리학 강좌

시간을 댈 수 있어서 정말 오래간만에 목요모임에 참석할 수 있었다. 5월 4일 88차 모임부터는 김승진 선생님이 명리학(命理學) 강의로 봉사하고 있다. 종교와 무관하게 흥미있는 주제여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강좌에 참여하고 있다. 오늘은 모두 17명이 청강했다.


운명의 굴레라는 것은 과연 존재할까? 아니면 단순히 생물학적인 유전자나 심리학적인 자의식에 국한될까? 인간의 의지로 운명을 바꾸어낼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으나, 체념적 운명론에 대항해온 방법론 중의 하나가 명리학이 아닐까 싶다.


오늘로써 어느새 95차 모임이다. 이대로 결강 없이 진행된다면 7월 29일(목)에 100회차를 맞게 된다. 명리학 강좌는 15주 예정으로 무료 진행되고 있다. 단, 미신으로 경멸하는 수준의 분들은 부러 오실 필요가 없겠다. 자신의 사고방식을 바꾸는데 관심있는 분들은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30분, 명동 가톨릭회관 523호로 오시면 된다.


2017년 6월 12일 월요일

2017년 명례방협동조합 여름행사

2017년 6월 3일(토)부터 4일(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된 명례방협동조합의 여름행사… 금년에는 충남 태안군 이원면 내리 살레시오 피정센터로 다녀왔다.


인근 사목마을의 전통어로법인 독살로도 알려진 곳인데… 독살은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일종의 돌 그물이랄 수 있다.



신부님의 주제강의 시간을 늦춰가면서까지 저녁 7시 50분을 기해 함께 바라다본 서해바다의 낙조…는 정말 끝내줬다. 정태춘의 「서해에서」, 이문세의 「붉은 노을」, 402번 성가 「세상은 아름다워라」를 흥얼거리는 감동의 순간이다.


1859년 돈보스코 성인(1815~1888)이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창립한 살레시오회는 1955년 광주를 시작으로 한국 공동체를 시작하게 된다.
강의실에서 진행된 cordium님의  「나를 찾아줘」 프로그램이 특별했다. 즉석해서 찍은 셀카 사진을 보면서 A4용지 왼편 반쪽에 약 5분간 자신의 얼굴 모습을 글로 표현한다. 글이 씌여진 종이는 수거된 후 서로 다른 참가자들에게 무작위로 배당된다. 배당받은 글을 바탕으로 A4용지 우편에 얼굴을 스케치하고, 피드백 시간에 실제 인물과 비교해 보면서 자기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라든가 소통의 중요성을 생각해 보는 의미있는 프로그램이었다.





2017년 6월 4일 일요일

내포 해미읍성과 해미성지

이중환의 택리지에 의하면 내포(內浦)는 당진·서산·홍성·예산 일대를 일컫는 충청도 서북부의 지역명으로 삽교천·무한천·석우천 유역의 지방 생활권을 총칭하는 충적지의 이름이다.
고려말에 해안지역을 침략해온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나중에 ‘읍성’이라 불리는) 석성을 축조하기 시작했는데, 1407년(태종7)에 정해(貞海)와 여미(餘美)의 두 현을 합하여 해미(海美)라는 새로운 현이 만들어진 이후 1421년(세종3) 무렵에 해미읍성(사적 제116호)이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 초기엔 한때 충청병마절도사의 사령부가 있던 곳으로 영(營) 취락의 입지가 방어에 유리한 곳으로 기능하였다. 이순신 장군도 35세 때인 1579년(선조12) 충청병사의 군관으로 부임해 전라도로 전임될 때까지 10개월간 근무한 역사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고창읍성(사적 제145호), 순천 낙안읍성(사적 제302호)과 더불어 조선시대 3대 읍성으로 꼽힌다. 해미읍성은 5m의 높이의 성곽이 남북으로 긴 타원형을 이루며 1.8㎞를 둘러 6만 여평의 면적을 만든다.
내포 지역은 초대교회가 창설된 이후 ‘내포의 사도’라 불리는 이존창(루도비코)에 의해 교세가 크게 확장된 것에 비례하여 신유(1801)·기해(1839)·병오(1846)·병인(1866) 4대 박해를 모두 치를만큼 혹독한 수난을 겪은 순교의 땅이기도 하다. 실제로 충남지역에는 수원교구(14개소), 전주교구(11개소), 서울대교구(10개소), 부산교구(8개소) 등 타교구에 비해 가장 많은 18개소의 성지가 위치해 있다.


해미읍성의 정문인 진남문(海美邑城 鎭南門) 안쪽에 황명홍치사년신해조(凰明弘治四年辛亥造)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성곽 바깥에는 적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치성(雉城)이 돌출되어 있다.


박해 당시 내포의 천주쟁이들은 인근 13개 군현을 관할하던 정3품 겸영장(兼營將)이 정주하던 해미읍성으로 끌려와 수감되어 고문당한 후 처형되었다.
그네줄을 매고 그네뛰기 딱 좋은 것을… ‘호야나무’로 불리는 읍성 한가운데의 회화나무 가지에는 철사를 매달아 신자들의 머리채를 묶었던 자국이 지금도 남아 있다.
사형수가 많아 처형하기 힘들게 되자 서문 밖 해미천에 큰 구덩이를 파고 생매장했다고 한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이 창궐할 때면 살처분이라고 해서 돼지와 닭을 생매장하는 지금의 행태와 다름이 없었다.


동헌으로 들어가는 문에는 호서좌영(湖西左營)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객사(客舍) 너머로 내아(內衙)의 지붕이 보인다.


당시 순교자들은 해미읍성의 서문을 ‘천국으로 가는 문’으로 여겼다고 한다. 처형장으로 끌려가던 신자들이 쉼없이 ‘예수 마리아’를 부르며 기도했는데 그 소리를 ‘예수머리’로 알아들은 사람들이 ‘여숫골’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진둠벙’으로 불리는 연못에 수장된 신자들도 많았다. ‘죄인’이 축약된 ‘진’과 웅덩이의 전라·충청 방언인 ‘둠벙’이 합쳐진 말이다. 이곳에서 처형된 무명의 순교자들은 병인박해 때만 1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런 참혹한 역사 때문에 2014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종도 해미읍성을 방문하여 미사를 봉헌한 바 있다.



해미순교탑 앞으로 ‘무명 생매장 순교자들의 묘’가 있다. 병인박해 때 해미 생매장 순교 현장을 목격했던 이주필·임인필·박승익 등의 증언에 따라 1935년 서산성당 범 베드로 신부가 생매장지 일부를 발굴하여 순교자들의 유해 및 묵주·십자가를 수습하고 4월 2일 서산군 음암면 상흥리 공소 뒷산 백씨 문중 묘역에 안장하였다. 1995년 9월 20일 순교자 대축일에 이를 다시 해미성지로 이장하여 본래의 순교터(현 순교자 기념탑 앞)에 모셨다. 상흥리 순교자 묘소 자리에는 십자고상과 진토가 된 순교자 유해 일부를 모셔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