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8일 수요일

대선후보로서 반기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인권활동 소식을 카톡과 이메일을 통해 받아보고 있다. 12월 26일자 소식은 ‘대선후보로서 반기문’에 대한 얘기다.


유엔 결의 11호에서는 “유엔 회원국은 사무총장의 퇴임 직후 어떠한 정부직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무총장 자신도 그러한 정부 정책을 수락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유엔 결의에도 불구하고 퇴임도 채 하기 전에 “한 몸 불사르겠다”는 유엔 사무총장…
반총장은 2016년 9월 UN고위급 대표 LGBT회의에서 ‘성소수자 처벌은 역사에 역행하는 것’임을 천명했으나, 12월 12일자 TV조선 보도에서는 동성애 등 각종 논란에 적극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민의 정의를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관한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한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깊은 우려를 하면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답변했다가 크리스티안 아만포 앵커로부터 ‘정치적인 발언으로 들린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또한 역대 어느 사무총장보다도 유엔 고위직에 여성들을 많이 임명했다면서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말했지만,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에 대한 한일정부의 졸속합의를 ‘환영’했던 사무총장이기도 하다.(12월 28일 오늘은 불가역적 합의라 일컫는 을미국치 1주년을 맞아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1천263번째 수요시위가 열렸다.)
더하여 최악으로 치달은 시리아 사태와 유례 없이 심각한 난민 문제, 유엔 평화유지군의 성추문, 남수단의 대량학살... 이 모든 것에 유엔이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의 다음 행보가 무엇이 되든 간에 출마는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

라는 것까지가 앰네스티 소식의 내용이다.

“자신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그 슬픈 죽음에 현직 대통령 눈치보느라 조문조차도 하지 못했던 분”이라며 정치 기웃거리지 말라는 안희정의 일침에 동의한다.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이었다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은 처신을 바란다.

2016년 12월 26일 월요일

12월 26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세례명(洗禮名)은 가톨릭 교회에서 성세성사(聖洗聖事) 때 받는 이름이다. 세례 받는 이가 워너비 성인(聖人)을 선택하게 되며, 흔히 본명(本名)이라고 부른다. 해당 성인의 축일을 자신의 영명축일(靈名祝日)로 지킨다.
명례방협동조합 송년미사 때 12월에 축일을 맞는 분들과 함께 ‘아주 먼 옛날 하늘에서는 당신을 향한 계획있었죠’로 시작하는 축복송(당신을 향한 노래)을 같이 했다.


스테파노(Stephanos)는 그리스어로 ‘왕관(면류관)’이란 뜻이다. 전승에 의하면 성 스테파노는 최초의 부제(副祭, Diakonos)로 사도들에게 서품되었다. 사도행전 6장과 7장, 8장의 기록을 통해 그의 행적을 알 수 있다. 설교와 치유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기에 유태인들의 미움을 사서 산헤드린(Sanhedrin)에 고발되었고, 돌에 맞아 죽음으로써 그리스도교의 첫 순교자가 되었다. 성 스테파노의 축일은 4세기말부터 12월 26일로 지켜져왔다.


요즘 명동성당에 가면 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4000송이의 LED 장미(The Light Rose Garden)를 만날 수 있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데 60년이 걸렸다는 추기경의 말씀이 묵직하다. 송곳 꽂을 땅 한평 없는 슬픈 생활이지만 푸른 별을 바라보며 못나게 살지는 않기를 다짐해본다.

2016년 12월 25일 일요일

사랑고개 애니골 미덕원

성탄절 가족모임으로 일산 풍동 애니골의 미덕원에서 점심을 같이 했다.
사랑고개를 한자로 애현(愛峴)이라 표기하고 이후 애현고을 > 애현골 > 애인골 > 애니골 순으로 변천해왔다고 하니 일종의 민간어원설로 볼 수 있겠다. 애니골에는 어림잡아 수십개의 대형 음식점이 몰려있는 것 같다. 종목도 다양해서 보신탕 메뉴를 제외하고는 다 있는 듯하다.


오리고기가 주메뉴인 미덕원은 가나안덕의 2호점으로 생각되는데, 찰밥이 들어간 한방진흙구이와 백목이버섯 맛이 독특한 능이버섯백숙, 들깨수제비 맛이 좋았다.

2016년 12월 24일 토요일

서울, 2016년 겨울

6호선 동묘앞역 7번 출구 동대문완구시장… 작년의 줄타는 산타에 이어 올해는 건반치는 산타를 구매했다. 현금가 8천원인데… 기타와 색소폰, 드럼까지 팀을 갖추려면 어쨌건 만만치 않겠네.


종각역 3-1번 출구(공평동)에서 바로 이어지는 종로서적. 2002년 월드컵이 한창이던 6월에 폐점된 이후 어제부(2016.12.23)로 재개장했다기에 반갑게 들러봤다.


광화문광장으로 범법자들을 압송하는 퍼포먼스 행진에 격한 응원과 박수~~ 죄의식 없는 확신범들… 박ㄹ혜·최순실·정호성·김기춘·우병우·안종범·황교안 등의 낯짝이 보인다.


9차 촛불 사전집회에 기웃거리기만 해서 미안네… 君舟民水'(군주민수)…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음을 되새기길 바란다.




2016년 12월 21일 수요일

문묘 대성전과 명륜당

지난 주말에는 오래간만에 명륜동에 갔었다. 시간이 촉박하여 찬찬한 답사는 못했지만, 6백년 묵은 세월의 무게를 느껴볼 수 있었다. 1시간 남짓한 시간에 탕평비, 삼문, 하연대, 대성전, 묘정비각, 수복청, 전사청, 명륜당, 양재, 존경각, 육일각, 향관청, 비천당 순으로 둘러보았다.



오륜나무와 삼강나무 사이의 대성전 모습을 박아 봤다. 현재 대성전에서는 문선왕(文宣王)을 비롯하여 39위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다. 기둥 하단의 흰색은 구름 위의 높은 곳을 의미한다고 한다.


1410년 세워진 묘정비(廟庭碑)의 비문은 변계량(1369~1430)이 지었는데, 비문을 통해 성균관과 문묘의 연혁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전사청 남쪽으로 제기를 보관하는 제기고(대전고·동무고·서무고)와 남자 하인들이 머무는 수복청(守僕廳)이 있다. 수복청에는 재학당(戴學堂)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데, ‘학문을 이고 받드는 집’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명륜당 월대 위의 1m 짜리 비석은 1871년 3월 9일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과 관련 있다고 하는데, 한자에 약한데다 비석 자체의 마모도 심해 판독이 불가능하다.


2016년 12월 13일 화요일

이제 한걸음

12월 10일 그끄제 7차 주말 촛불집회에도 80만/104만이 모였다지. 12월 9일 금요일의 박근혜 탄핵소추안 가결은 황홀한 비극이었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광화문행 전철을 탔는데, 광화문광장에 세월호참사 희생자를 기억하는 304벌의 구명조끼가 놓여있어 숙연했지.


남원 산내에서 버스 대절해 올라오신 분들과 조우하여 콩나물국을 나누었다. 5시 반에서 6시 쯤인가 됐을 거다. 통인동 인근에서 퇴근하는 박사모 패거리와 마주쳤는데.. 정말로 짜장 한심해 보이더군.


인왕산과 서촌 일대는 트레킹으로 익숙한 곳이지만, 촛불을 들고 효자동 언저리까지 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꼭두박씨는 최성규와 조대환이 같은 사이비를 국민대통합위원장과 민정수석으로 앉혀 놓아 자진 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악착같이 천명하였다.


청문회에 끌려나온 불의한 탐욕자들은 애써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한결같이 위증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이에 있다. 끝까지 진실을 밝혀 역사의 죄인들을 처벌하고, 정경유착과 부패권력을 청산해야 한다. 이제 “한 걸음”이다.

2016년 12월 7일 수요일

항룡(亢龍)의 유회(有悔)

진융(금용, 김용)의 무협소설을 좋아한다. 그의 대표작 사조영웅전(射鵰英雄傳)과 신조협려(神雕俠侶)에는 동사·서독·남제·중신통과 더불어 중원오절의 일인으로 꼽히는 북개(北)가 등장한다. 북개 홍칠공(洪七公)은 개방의 18대 방주인데, 식탐을 경계하여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잘랐기 때문에 구지신개(九指神丐)란 별호를 갖게 되었다.
그가 구사하는 항룡십팔장(降龍18掌)은 강맹한 외가무공이다. 항룡십팔장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위력적인 것이 한쪽 다리를 살짝 굽히고, 손으로 원을 그리며 장력을 뿜어내는 항룡유회(亢龍有悔)의 수법이다. 이 장법의 정수는 뉘우칠 회(悔)자에 있다. 주역(周易)의 건괘(乾卦) 상구(上九)에 나오는 말을 김용이 초식 이름으로 인용한 것인데, ‘너무 높이 올라간 용은 후회가 있다’는 뜻이다. 공자도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은 교만해지기 쉬워서 종국엔 민심을 잃고 후회하기 십상이라고 했다.
요즘 朴 모씨의 일을 반추하며 항룡유회(亢龍有悔)의 이치를 깨닫게 된다.

2016년 12월 4일 일요일

조율 한번 해냅시다

토요일 어제도 6차 촛불이 밝혀진 광화문 광장으로 나갔다. 이번이 4번째 주말 집회 동참이다.
광화문역을 무정차 통과하겠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종로3가역에서 하차하여 5번출구 인사동 방면으로 돌아나갔다.
3센치나 될까? 작은 LED 촛불을 무료로 나눠주는 분이 있어 고맙게 받아 3살배기 조카에게 건넸다. 이 아이의 눈에 엄마 아빠와 함께 한 촛불은 어떻게 기억될까? 동생이 만들어온 피켓을 들고 인증샷 한컷~


상당수 시민들이 청와대 100m 앞 무궁화공원 인근까지 나아갔는데, 이곳은 박근혜의 부왕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탄에 쓰러진 ‘궁정동 안가’가 있던 자리이기도 하다.


Such protracted flux would do South Korea unnecessary harm. The economy is faltering because of a slowdown in China and feeble export growth in world markets. National security is parlous, with North Korea increasing the tempo of missile launches and nuclear tests just as Donald Trump, America’s president-elect, threatens vaguely that he will withdraw American troops from the South. A distracted leader with an evaporating mandate would struggle to navigate such daunting waters, as would a temporary stand-in. If Ms Park truly wants what is best for the country, she should resign immediately, without any more fuss. Asking parliament to set the terms of her departure looks suspiciously like a delaying tactic that will end up only prolonging the agony.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紙는 중국 등의 경제위축과 트럼프 당선인의 미군철수 가능성, 북한의 안보위협 등을 꼽으며 ‘박근혜가 사임해야하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동생들과 함께한 170만/232만 촛불의 함성…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국민의 명령이다”
“세월호를 인양하라”
“진실을 인양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2016년(가해) 대림 제2주일이자 인권주일인 오늘의 화답송을 되새긴다.
“주님,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


2016년 11월 27일 일요일

첫눈 오던 날의 광화문 촛불

첫눈이 내리던 어제 오후 동생이랑 광화문 거리로 나갔다. 프랑스 대혁명을 다룬 뮤지컬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민중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안치환이 “누가 뭐래도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를 열창했고, 양희은은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로 비와 천둥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는 다짐을 안겨 주었다.


근혜씨집에가‘소’가 등장하는가 하면, 머리엔 노란배를 이고 꼬리엔 노란리본을 단 푸른 고래가 떠다니며 세월호의 아픔을 되새기게 했다.
1분 소등과 촛불 파도타기에 동참하면서 150만이 하나됨을 느꼈다. 근데 이처럼 숭고한 촛불의 광장에 딕테이터 박정희의 동상을 세우겠다는 칠푼이들이 있다더라.


미국 덴버대학교 에리카 체노웨스 교수가 1900년에서 2006년까지 발생한 모든 형태의 시민저항운동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 국가 전체 인구의 3.5%가 적극적이고 비폭력적인 집회·시위를 지속한다면 어떠한 정권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더라. 우리나라 인구 5천만의 3.5%는 175만명이다. 어제 5차 촛불집회에서는 전국에서 190만이 모여 평화적으로 함께 박ㄹ혜의 퇴진을 소리 높여 요구했으니, 이제 체노웨스 교수의 3.5% 법칙이 증명되는 일만 남았다.

2016년 11월 25일 금요일

주문형 종이책 인쇄 서점

XTM 잡식남들의 히든카드 M16 39회 재방을 시청했는데, 5분이면 뚝딱 완성된다는 ‘주문형 인쇄 서점’ 아이템이 흥미롭다.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 인근의 리브레르 데 퓌프(PUF : Presses Universitaires de France) 서점에서는 일명 에스프레소 북 머신(Espresso Book Machine)으로 불리는 인쇄기를 통해 어떤 책이든 차 한 잔 마실 시간이면 책표지까지 붙여 제작한다고 한다. 더구나 각국의 출판사와 계약을 맺어 약 300만 종의 저작권을 확보하고 있으니 온갖 종류의 책을 다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출판사나 서점 입장에서는 매장 규모가 작아도 괜찮고 수요가 적은 책을 즉석에서 펴내는 데 유리하며, 책의 변질이나 재고처분에 대한 걱정 없이 판매할 수 있어 좋고, 독자들은 재고가 없거나 절판된 책들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어 양쪽 모두에게 득이 되는 사업이랄 수 있다. 더구나 PDF 파일만 있으면 본인이 집필한 책도 얼마든지 출판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전자책 시대라곤 하지만 종이책 수요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가격만 적정하다면 우리나라에도 미리 종이책을 찍지 않고,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인쇄하는 주문형 출판(POD : Publish On Demand) 가게가 대학가 인쇄점이나 동네 복사집처럼 쉬이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조만간 도래할 듯하다.

2016년 11월 23일 수요일

#갤럭시를구하라 #SaveTheGalaxy

그린피스의 뉴스레터를 받아보고 있다. 요사이엔 430만대 730톤에 달하는 최첨단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을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캠페인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내용인즉… ① 삼성은 갤노트7을 어떻게 처리할지 공식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고, ② 이런 엄청난 양의 프리미엄 폰들이 폐기된다면 어마어마한 양의 코발트, 플라스틱, 금, 은과 같은 자원들이 낭비되는 것은 물론 우리의 환경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③ 삼성이 이 부품들을 안전히 분리하여 재사용하도록 설득하고, 삼성이 약속하고 있는 자원 순환을 실현하라고 요구해 달라는 것이다.


삼성… 금수저 정유라를 특혜 지원하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그 과정에 국민연금공단의 찬성표 지원을 받았다는 커넥션 의혹이 더욱 불거지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삼성·롯데 등의 재벌도 공범이라는 비난을 피해가고 싶은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돌이켜 보라. 갤노트7을 어떻게 폐기 처분할 지 지켜보는 눈이 있다. 유해폐기물의 국제적 이동 및 처리의 통제에 관한 바젤협약(Basel Convention)도 가동되고 있다. 삼성측의 현명한 처신을 기대한다.

그린피스가 제시한 예시문을 참고하여 1,20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SamsungMobile에 트윗을 날리자!

예시
@SamsungMobile, 이번 결정은 정말 중요해요. 제발 430만대의 갤럭시노트7을 재활용 및 재사용하는 옳은 일을 하세요. #갤럭시노트7 #갤럭시를구하라
@SamsungMobile, 위기가 곧 기회란 것을 잊지 마세요. 지구를 위한 #갤럭시노트7 처리 계획 기다리겠습니다. #갤럭시를구하라
@SamsungMobile, 지구에 빚지고 있단 것을 잊지 마세요. #갤럭시노트7 처리계획 투명하게 공개하세요. #갤럭시를구하라 #SaveTheGalaxy
@SamsungMobile, 430만대의 갤럭시노트7 처리가 지금 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정말 중요합니다. 갤럭시 파괴 말고 #갤럭시를구하라

2016년 11월 22일 화요일

그날을 위한 LED 양초 확보

LED 촛불을 구입했다. 방풍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롯데닷컴에서 ‘촛불’로 검색하면 1,800원짜리 ‘LED장식양초(대형)’ 제품을 찾을 수 있다. 합계 금액 1만원이 넘어야 무료배송권을 사용할 수 있어서 6개를 선택했다.


18㎝ 높이에 지름은 4㎝ 정도로 몸체가 말랑말랑한 재질이어서 그립감도 좋다. CR2032 수은건전지를 쓰는데, 밑면의 ON 스위치를 켜면 몸체의 불빛이 은은하게 변화한다.
물론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촛불이 가장 좋지만, 최근 춘천을 지역구로 둔 김모씨가 바람이 불면 촛불은 꺼지게 돼 있다고 해서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LED 방풍촛불을 구매하게 됐다. 누구 덕분에 가족 파티용이나 크리스마스 분위기 업 용도로 써야 할 것을 거리에서 켜 들게 생겼네.
약 4백만년 전 최초의 인류가 불을 사용하면서 인간은 위험을 감소시키고, 주거지를 확대하고, 토기를 만들고, 음식을 가공하고, 도구를 증가시키고, 밤시간을 활용해왔다. 21세기 대~한민국의 깨어있는 시민들은 아몰랑 정권의 오만과 파렴치에 맞서 LED 촛불을 확보해야 하는 험난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2016년 11월 20일 일요일

대한사람 대한으로

어제 저녁에도 광화문으로 나갔지. 4차 주말 촛불집회…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발 디딜 틈 없는 뜨거운 함성과 열기~ 연임 압박을 받는 메르켈과 퇴진 압박을 받는 박그네의 대비…


KT에 내걸린 닭정권의 창조경제를 홍보하는 펼침막 아래의 촛불들…이 얼마나 아이러니하고 웃픈 상황인가.


전화카드 한장(나는 그저 나의 아픔만을 생각하며 살았는데), 바위처럼(우리 모두 절망에 굴하지 않고 시련 속에 자신을 깨우쳐가며)…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꽃다지의 노래도 뭉클했지.
상록수(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걱정말아요 그대(우리 함께 노래 합시다), 애국가(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행진(비가 내리면 그 비를 맞으며 꿈이 내리면 두 팔을 벌릴거야)… 로커 전인권의 열창으로 모두가 하나되는 전율의 순간… 60만이 함께 하는 애국가를 따라 부르며 눈물을 흘릴 뻔했지.


“이 정권이 경제를 살렸느냐, 국민을 편안히 했느냐, 외교를 잘했느냐.”
“이 정권은 나라를 살리는 정권이 아니라 나라를 망치는 파괴 정권이다.”
“나라를 망치고 우리 아이들 교육마저 망치려 한다.”

요사이 촛불집회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2005년 한나라당 대표 박그네가 사립학교법 개정을 규탄한답시고 내뱉은 말이다. 역사는 재현된다. 참 나쁜 대통령… 이제 고마 내리와라.


2016년 11월 17일 목요일

주사 맞을 시간

어제는 혈액검사와 관련된 기사가 쏟아지더니 오늘은 피부를 하얗고 탄력있게 가꿔 준다고 알려진 이른바 안티에이징 주사 시술이 화제다. 폴리 뭔가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피부 조직 재생에 좋다는 태반주사, 체중감량과 피로회복을 돕는다는 신데렐라주사, 팝 디바 비욘세가 맞았다는 백옥주사 등이 그것인데… 특히 태반화장품, 태반샴푸 등 태아의 태반을 이용하는 제품은 윤리적 문제로 인하여 비난을 불러오곤 한다.
무엇보다 국군수도병원 간호장교의 청와대 출장 정황과 맞물려 세월호 참사 당일의 7시간에 관한 판도라의 상자가 드디어 개봉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 시점에서 회춘이니 동안이니 노화방지법이니엔 관심이 없다.
길라임 박그네… 지지율 5%의 식물대통령이 되었으니 온 우주의 기운이 모아진 수액주사가 절실할 수도 있겠고, 동물성 단백질은 더더욱 간절할지도 모를 일이지. 물타기와 버티기와 책임회피와 무능과 아몰랑으로 일관한다면 결국 분노한 시민들의 강력한 불주사를 맞을 수밖에 없겠지.
이제 점심 먹고 영어와 한국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을 우리 아이들… 최상위 포식자 정유라엔 잠시 신경 끄고, 좌절 말고 오늘의 수능시험에 성심을 다해주길 바란다.

2016년 11월 16일 수요일

유성룡 집터, 이순신 생가터

충무로역 3번출구 한국의집 입구는 ‘박팽년 집 터’이다. 박팽년(朴彭年, 1417~1456)은 단종 1년(1453) 계유정난(癸酉靖難) 이후 단종복위를 도모하다가 사전에 발각되어 참화를 당한 의절의 대명사격 인물이다. 학창 시절 국어시간에 배웠던 취금헌의 “가마귀 눈비 마자”를 읊조려 본다.
대한극장을 지나 퇴계로4가 방면으로 걷다 보면 SK주유소 앞 화단에 ‘남부 낙선방 먹절골은 임진왜란 때의 영의정 서애 유성룡 선생이 살던 곳’이라 쓰여 있는 표석이 있다. 조선 후기에 이희준(李羲準)이 편찬한 계서야담(溪西野譚)에는 류성룡(柳成龍, 1542~1607)과 그 치숙(痴叔)의 임진왜란과 바둑에 얽힌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조선 초기부터 한양에는 중국 사신을 위한 태평관(太平館, 시청역 인근), 여진인을 위한 북평관(北平館, 종로6가 동대문 근처) 등의 객사(客舍)가 있었는데, 동평관(東平館)은 일본인이 머물던 곳으로 남산 기슭 인현동 2가에 있었다. 덕수중학교 초입 왼편의 인현어린이공원에 가면 ‘동평관 터’ 표석을 볼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은 1545년 4월 28일 서울 건천동에서 출생하여 유년기를 보냈는데, 아래 애정다방(인현동1가 31-2 신도빌딩) 인근이 이순신의 생가터로 추정되는 곳이다.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준비하던 당시 검정 오류로 명보아트홀 앞쪽에 이순신 장군의 생가터 표지석이 설치되고 말았다. 할머니 한 분이 때묻은 표지석을 닦고 있다.


관광객은 물론이고, 후세대들을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올바른 역사관 정립을 위해서 전국의 잘못된 모든 표지석의 내용과 위치가 바로 잡아져야 하지 않을까.

2016년 11월 12일 토요일

거리에서

거리에서… 김광석 형의 애잔한 노래 제목이 아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당하여 촛불을 켜들고 광화문과 시청광장, 을지로와 종로 거리를 가득 메운 3번째 주말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가 좀전에 귀가했다.

최순실의 말:(言) 때문에, 정유라의 말(馬) 때문에 오늘의 사단이 났다. 거기에 놀아난 박그네와 그 똘마니들의 무능과 부패가 시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2014년 4월 16일, 3백여 생때 같은 아이들을 진도 앞 바다에 수장시키고, 2015년 11월 14일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쏘아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변고에 아직도 사과 한 마디가 없다. 그런 와중에도 사드 배치는 물론 서둘러 일본 아베와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추진하고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별하지 못하는 떡검과 견찰 수뇌부, 또다른 안배를 진행하고 있을 크레믈린 국정원의 음흉과 어버이연합, 일베충류의 예종(隸從)이 콘크리트 지지율 5%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재벌과 새누리도 공범이다.


오늘의 100만 피플 파워에 닭공주는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할 터인데… 요원한 일일지라도 어디 한번 끝까지 같이 가보자. 근데 날이 저물면서 좀 추워지더라. 담주엔 방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쥐~
아직도 남아 집회를 이어가는 선량한 시민들과 그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역시 선량한 대다수 경찰들 모두 우리 국민이다. 불상사가 없기를 소망한다. 비폭력~~ 폭력시위를 조장하는 불순세력에 놀아나면 안 된다는 걸 명심해 주시기를…

2016년 11월 3일 목요일

대림역 광고물

대림역… 2호선과 7호선 환승을 위해 거쳐만 갔던 곳으로 별다른 연고가 없다. 행정동명이 대림동(大林洞)이니 2개 동이 합쳐져 만들어진 지명이 아니라면 예전에는 큰 나무들이 백백이 들어차 숲이 우거졌었는지도 모르겠다.
올 1월에 처음 양평로 일부 구간을 걸어보았고, 여름에는 강좌가 있어 몇 차례 인근을 출입했었는데… 귓가에 스치는 언어며 거리의 간판, 식당 메뉴 등이 TV에서 보던 중국의 한 지역을 옮겨 놓은 것 같은 이국적 풍광이어서 아직도 익숙하지는 않다.
대림역 주변 가로등과 전신주, 벽면에는 광고 전단지가 어지럽게 붙어 있기 일쑤인데, 처음엔 ‘F4’ 관련 홍보물을 보고 2009년에 구혜선이 주연했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떠오르기도 했다.



“회사 사장님은 비자 만료일에 반드시 중국에 들어가야하는 H2비자보다는, 기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여유있게 회사생활을 할 수 있는 F4비자를 더욱 더 좋아하십니다.”
“중국동포분들, H2비자에서 F4비자로 변경해야 하는데 걱정이신가요? 남녀노소 모두 쉽고 빠르게 합격이 가능한 세탁기능사 자격증으로 걱정 해결하세요!”

대림역 일대의 광고물 문구의 핵심은 요컨대 C3비자(단기방문), F1비자(방문동거), H2비자(방문취업)를 소지한 중국동포들에게 한국에서의 원활한 사회생활과 경제활동을 위하여 F4비자(재외동포)로 변경하라는 것이고, 그를 위해서는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니 학원에 등록하여 공부하라는 것이다.
관련 출입국공지에 따르면 2012년 4월 16일 이후 시행된 F4로 변경 가능한 기술·기능 분야 자격증 종류로는 세탁기능사, 한식조리기능사, 창호기능사, 피부미용기능사, 정보처리기능사, 제빵기능사, 버섯기능사 등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버섯종균기능사 같은 자격증은 완전히 탁상행정 아닌가. 외국인이 취득하여 뭘 어찌할 수 있다는 건지…
아마도 최근에 박정권의 사드배치 결정에 따른 보복성 정책으로 중국정부에서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수를 전년 대비 20% 이상 줄이고 현지 쇼핑도 하루 1회로 제한하는 내용의 지침을 일선 여행사에 하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관광 분야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파이를 더 많이 키워야 한다.

2016년 10월 30일 일요일

불암사, 천보사 역사문화트레킹

제21차 역사문화트레킹은 불암산 쪽으로 다녀왔다. 불암동과 후암동을 운행하는 파란색 202번 버스를 타고 불암동(42-066)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불암동 갈비골목이 나온다.


노란 은행나무잎이 떨어진 불암천변을 따라 걸어 올라가다 보니 왼편에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이 보인다.


기도원과 절집이 코앞인데… 왕갈비, 민물장어, 해장국, 감자탕, 유황오리, 옻닭, 송어회, 메기탕 등의 광고판을 써붙인 식당들이 연회석 완비, 단체예약 환영 등의 삐끼 문구와 함께 요란하게 시각을 자극하며 늘어서 있다. 문득 세간과 출세간의 차이를 일심의 논리로 해결하려 한 원효스님의 화쟁(和諍)이 떠올랐다. 불암사 일주문(一柱門)에는 ‘불암산 불암사’가 아닌 ‘천보산 불암사’라 씌어 있다. 산의 모습이 송낙을 쓴 부처의 모습과 같다 하여 붙여진 불암산(佛岩山)의 이명이 천보산(天寶山), 필암산(筆岩山)이므로 어긋난 이름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불암산(佛岩山)의 암과 불암사(佛巖寺)의 암은 똑같은 ‘바위 암’자를 쓰지만 한자가 다른 듯하다. 불암사는 현재 대한불교 조계종 25교구 본사인 봉선사의 말사이다.


천왕문(天王門)은 사찰의 삼문 가운데 2번째 문이다. 불암사 천왕문 왼편에 서방 광목천왕, 북방 다문천왕, 오른편에 남방 증장천왕, 동방 지국천왕이 그려져 있다. 불이문(不二門)은 따로 보이지 않는다. 천왕문에서 올려다본 대웅전의 모습을 담아 봤다.


범종루는 불전사물 중 법고, 목어, 운판이 없는 작은 규모이다. 12지신상이 좌우로 도열한 계단을 오르면 70년대에 조성한 마애삼존불상이 나온다. 본존과 좌우협시의 수인은 시무외인과 여원인이 합쳐진 통인(通印)으로 보인다.


1731년에 세워진 사적비를 통해 불암사의 역사를 가늠해볼 수 있다. 불암사는 신라 헌강왕 16년(824)에 지증국사가 창건하고 나말에 도선국사가 재창, 여말선초에 무학대사가 삼창하였다고 한다. 비문의 마모가 심해 제대로 읽어내기가 어렵다. 세조 때 한양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원찰을 정할 때 서진관, 남삼막, 북승가와 함께 동불암으로 꼽혔다고 한다.


사적비 건너편의 등산로를 따라 450m 정도 올라가면 대한불교 조계종 제14교구 소속의 천보사(天寶寺)다. 불암사 종각루보다는 규모가 컸지만 천보사 종각루에도 불전삼물 없이 범종만 달려 있다. 종각루쪽에서 별내신도시를 내려다보았다.


코끼리바위 아래의 천보사 대웅전 모습을 담아봤다. 맞배지붕의 대웅전 용마루 양끝에 용두, 중앙에는 코끼리 2마리, 대웅전 앞 월대 양쪽에 석호가 조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는 요사채가 사원의 풍광을 흐려놓고 있다는 느낌이다.



화장실 오른편의 등산로가 정상으로 이어진다. 불암산 남쪽 능선에 오각형 형태로 자리한 불암산성(佛岩山城)은 236m의 소규모 산성이다. 고구려와 신라의 천오백년 묵은 중요한 역사유적인데 뒤늦게나마 지난 2010년 경기도 기념물 제221호,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32호로 지정되었음에도 훼손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헬기장 아래쪽 무너져내린 성벽과 너부러진 성돌을 촬영하고 싶었지만, 막걸리 마시는 등산객들과 동선이 겹쳐 맘이 상해 그만두었다.


하산길은 천보사 일주문 방향으로 잡았는데, 구불구불 급경사의 공구리 찻길이어서 걷기가 많이 불편했다. 더구나 내년 1월까지 ‘별내6동 배수로 및 도로재포장 공사’ 중이기에 이쪽 길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천연보궁 천보사의 일주문은 지붕이나 장식 없이 거대한 통나무 3개를 올려놓은 단출한 형태여서 오히려 특이한 멋이 있다.


산 전체의 80%까지 내려온 시점을 단풍의 절정이라고 한다면, 불암산의 단풍 절정은 다음주나 다다음주가 될 거 같다. 가을 편지에 어울리는 가을 맛나는 산행… ♬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