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일 금요일

우리 뚜비 이쁜놈

2012년 2월 27일 월요일 새벽 5시 50분경…
우리 이쁜 뚜비가 먼 길을 떠났지.
1999년 4월부터 한 식구로 살아왔으니 14년 간을 동고동락한 셈.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알고는 있었지만, 차마 일을 겪고 나니 눈물이 앞을 가리네.
삼우제… 동물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까.
함께 해온 14년의 세월… 지나고 보니 꿈결같은 시간이었네.
빨갛고 파란 뚜비집, 움푹 두 군데가 파인 분홍색 뚜비 밥그릇과 물그릇 공기, 늘 깔고 앉았던 노란색 방석, 쓰다듬기 좋았던 부드러운 갈색털의 촉감, 유난히 초롱초롱한 까만 눈동자, 늦은 밤 시간 퇴근할 때면 미리 발자국 소리를 감지하고 컹컹 짖어대던 반가운 소리, 한여름 무더위에 긴 혀를 내밀고 헉헉대던 숨소리, 추운 겨울밤 이불 속으로 살포시 들어와 안기던 조그마한 등허리, 기관지가 나빠져 그렁그렁대던 말년의 숨가쁜 소리, 백내장 걸린 허연 눈자위…
마지막 생명이 빠져 나가는 걸 지켜보는 시간은 짧지만 긴 고통이었지.
아직도 남아있는 뚜비의 잔상들…
가난한 주인을 만나 참 이사도 많이 다녔지.
소주를 들이켜도 헤어날 수가 없다.
이 상실감, 가슴 한가운데 여기가 아프다.
삶과 죽음의 달.
여 어머니 아버지 뚜비… 모두가 2월이네.
뚜비야, 더 잘해주지 못해 정말 미안쿠나.
훗날 꼬옥 다시 만나자.
뚜비야 이제 편히 쉬렴.
뚜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