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20일 화요일

휴가 때 읽을만한 책

매년 ‘CEO가 휴가 때 읽을 책’을 선정해 온 삼성경제연구소(SERI)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14권의 CEO 여름휴가 추천도서를 발표했다. ‘삼성’이라는 존재감으로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집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음은 물론이다.

뭐니뭐니해도 눈에 띄는 것은 인문서적 「정의란 무엇인가」 이다.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실제 강의를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라고 하는데, “정의란 강자의 이익”이라는 트라시마코스의 논리가 득세하는 현실에서 크게 흔들리고 있는 ‘정의’라는 키워드로 김영사가 대박을 치고 있다.

샌델 교수의 소크라테스식 토론수업의 해제을 보면.... 대학이 경매로 입학생을 뽑는다면?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지역에서 생수를 평소보다 10배 높이 부르며 폭리를 취하는 것은 시장경제에 반하는 것인가, 소수 인종이라는 이유로 취업에서 혜택을 받는 것은 정의로운가, 조상의 죄를 후손이 속죄해야 하는가 등 껄끄러운 문제에 대해 생생한 사례연구로 해답을 찾는 과정과 교훈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이같은 SERI의 추천도서에 대해 다소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다면서 알라딘 인문분야 MD들이 딴지를 걸고 나섰는데, 제목부터가 ‘Sorry CEO 추천도서’라고 패러디하여 3개 범주 15종을 권하고 있다.

아래 두 기관(업체)의 도서목록을 비교해 보시라. 그 지향점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여간 난 이미 두권을 찜해 놓았다. 1만5천원이면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색으로 전혀 비싼 비용이 아닐 터다. 책꽂이에 묵혀두고 있는 존 롤스의 「정의론」과 묶어 읽어봐야겠다.
또 한권은 한겨레21 사회팀 기자들이 한 달간 노동현장에 위장취업하며 기록한 「4천원 인생」으로 낙점.. 이래저래 올 여름 키워드는 ‘정의’와 ‘인권’으로 모아진다.

CEO가 휴가 때 읽을 책 14선 (by 삼성경제연구소)
[경제경영 7選]
⑴ 구글노믹스
⑵ 마켓 3.0
⑶ 메가트렌드 차이나
⑷ 슈퍼 괴짜경제학
⑸ 일본 재발견
⑹ 한손에는 논어를 한손에는 주판을 / 논어와 주판
⑺ 혼창통


[인문교양 7選]
⑻ 간송 전형필
⑼ 물리와 함께하는 50일
⑽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
⑾ 스웨이(Sway)
⑿ 정의란 무엇인가
⒀ 조선 왕을 말하다
⒁ 행복의 조건


Sorry CEO 여름휴가 추천도서 (by 알라딘 인문MD)
[노동자와 입장 바꿔 생각하기 - 만국의 노동자는 이렇게 삽니다!]
⑴ 4천원 인생
⑵ 누가 사장 시켜달래?
⑶ 울지 말고 당당하게
⑷ 밥과 장미
⑸ 위건 부두로 가는 길


[기업의 생존본능 다스리기 - 앞만 보고 가다가 큰코다칩니다!]
⑹ 착한 기업 이야기
⑺ 한국의 보노보들
⑻ 슈퍼 브랜드의 불편한 진실
⑼ 생활용품이 우리를 어떻게 병들게 하나
⑽ 야마다 사장, 샐러리맨의 천국을 만들다


[진짜배기 교양 쌓기 - 당신의 격조 높은 CEO 생활을 위해!]
⑾ 인문 고전 강의
⑿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⒀ 인간생태보고서
⒁ 불가능은 없다
⒂ 르네상스 시대의 쇼핑

2010년 7월 17일 토요일

케이블카 없는 지리산을 위하여


업체와 지자체, 중앙정부를 포함하여 지리산, 설악산 등에 케이블카를 놓겠다는 불순하고 어설픈 시도가 있다.
자의든 타의든 해당 지역에서도 찬성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멍충이들....
이곳들은 서울 남산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편하게 빨리빨리 단번에 산턱을 횡단할 것인가 아니면 다소 느리더라도 한발한발 오르는 과정에서의 느낌을 중요시할 것인가.
결국은 철학의 문제로 환원된다.

어제자 경향신문(2010년 7월 16일 목) 11면에 실린 지리산을 비롯한 국립공원 내의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광고다.
작은 액수지만 후원계좌에 입금했으니 내 이름도 저 명단에 들어있다.
(클릭하면 조금 더 상세하게 볼 수 있다.)
근래 내가 한 일 중에 제일 잘한 일이지 싶다.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불편한 말이나 행동을 한다 싶으면 거리낌없이 ‘좌파’라는 주홍글씨를 새겨버리는 개발독재 당·정·청의 시각으로 본다면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도 좌빨이 되겠지.
사람들이 스스로 왼쪽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공안정국에 떠밀려 좌빨로 낙인찍혀 만들어지고 있는 현실....
또 어떤 은밀한 뒷조사와 살벌한 인권침해가 남발될른지 염려스럽기도 하다.


2010년 7월 10일 토요일

퇴임 사또 송덕비

요즘 동작구에서 때아닌 현대판 ‘원님 공덕비’ 논쟁이 일고 있단다. 이유인즉슨 지난달 30일로 임기가 끝난 김우중 전 구청장의 공적이 동작문화원 앞에 세워진 높이 1.5m 비석에 상세히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고인도 아니고, 공공기관 앞에 세워진 전직 구청장의 비석이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어색하다는 의견이 분분하다는데....
그러고보면 ‘김우중’이라는 이름을 쓰는 공인들에게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
혹자의 말처럼, 공직자 필독서 1위에 꼽히는 「목민심서」를 보유한 대한민국의 국가청렴도가 오랫동안 세계 40위 안팎에 머물고 있는 것은 무엇으로도 변명되지 않는다.

2010년 7월 8일 목요일

벽돌용 맥주병… 하이네켄 월드 병

하이네켄 맥주 사의 CEO는 파도에 떠밀려 온 해변의 넘쳐나는 폐 맥주병을 보면서
허술한 오두막집에서 살고 있는 네덜란드령 엔틸리스 열도 주민들을 위해 색다른 병을 생각해 냈다고 한다.
흔히 ‘월드 보틀’(World Bottle, 세계의 병)이라고 불리는 그 병들은 둥근 형태가 아닌 사각형태로, 맥주를 마시고 난 후에는 건물 벽돌로 사용할 수 있다.

실행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하이네켄의 쌓을 수 있는 맥주병의 디자인은 놀랍게도 이미 1960년대에 설계를 마쳤다고 하더라.

하인네켄의 놀라운 시도는 유리 벽돌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건축자재로
가난한 나라에서 빈곤한 사람들이 손쉽게 집을 지을 수 있는 참으로 멋진 아이디어다.
정말 대단한 생각~~!!
실제로 어느 정도의 성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이디어만큼은 진정한 사회적 기업, 진정한 녹색혁명의 포스가 느껴진다.



환경오염과 공해는 국경을 넘어가는데 법과 제도는 왜 국경에서 멈춰서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