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1일 월요일

헌책 사랑, 중고책을 깨끗하게 손질하는 방법

헌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한 유용한 팁! 하나를 소개해 드립니다.
프리챌의 숨책 커뮤니티가 제공하는 노하우에 더하여 저만의 방법을 추가했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책을 소장하실 때, 깨끗하게 도서를 손질할 수 있는 방법이니
한번쯤 꼼꼼하게 체크하시고 활용해 보세요~

1. 무균무때(주방용)

책 표지를 닦는 데 가장 탁월한 세제 중 하나이며 냄새가 역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세제 뿐만 아니라 무엇으로 닦느냐 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동네 ‘다이소’에 가면 안경 닦는 천 비스무리한 것을 살 수 있습니다.
안경 닦는 천보다 두껍고 크죠.
이 두 가지가 준비되면 거의 대부분의 책을 새책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

2. 알코올

책 표지의 볼펜이나 사인펜 자국, 기타 얼룩을 지울 때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소독용 알콜을 한 번 바르고 닦습니다.
모기잡는 에프킬러, 과일향이 나는 방향제... 심지어 물파스 등도 아주 유용합니다.
스프레이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개는 말끔해집니다.

대개의 책은 겉표지에 살짝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코팅이 안된 책들도 있죠.
코팅 안 된 표지에 위의 세제류를 썼다가는 책이 망가질 수 있으니 조심하시길...
코팅 안 된 책은 지우개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3. 도서관 인장이 찍힌 책

책 위 아래 여기저기 구석구석에 도서관 인증이 찍혀있는 책을 만나면 아찔하죠.
이럴 때 유한락스를 이용합니다.
초보자가 혼자 하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어서 처음 시도할 때는 두 명이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헌 칫솔을 준비합니다.
유한락스를 콜라뚜껑에 담길 만큼 부은 다음,
동생이나 집에서 노는 사람 아무나 데리고 와서 책을 꽈악 누르라고 하면서
칫솔에 유한락스를 발라 한번 살짝 쓰으윽 칠해줍니다.
그리고 바로 마른 헝겊이나 마른 수건으로 유한락스를 닦아 냅니다.
(위에서 언급한 안경닦이도 좋습니다.)

아주 적은 양을 해야지, 자칫 잘못하면 책이 울어버릴 수 있습니다.
책 첫 장의 도서관 인장을 도저히 “못 참겠다” 싶으면,
그 뒤에 안 쓰는 종이를 대고 유한락스로 살짝 문질러주면 됩니다.
종이를 대는 이유는, 뒷장이 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4. 책등의 스카치테이프 자국

책이 반짝반짝하다가, 한 부분만 누렇게 뜬 경우가 있죠.
안은 한번 펴보지도 않아서 새 책인데,
겉면의 누런 자국 때문에 살까 말까 망설이는 분들을 위해서 특별한 세제를 소개합니다.
홈스타(욕실용)를 사용해서 닦아주면, 그 누렇게 오래된, 절대 지워질 것 같지 않은 때가 가십니다.
홈스타 같은 경우는 책 전반에 사용하는 것은 안 됩니다.
세제 자체에 돌가루 같은 게 있는지 책이 긁힐 수 있습니다. 하여간 누런 부분만 살짝~!

5. 사포

잘 이용해야 합니다. 잘못하면 책 전체가 뚱뚱해지고 보기 싫어지거든요.
사포는 알이 고운 것과 중간 정도... 이렇게 2가지를 이용합니다.

글씨 지우려고 하다간 책이 망가지기 십상이니, 어지간하면 먼지 정도만 털어내는 데 이용하세요.
먼지가 10년 쯤 묵은 하드커버 외서에 적격입니다.
종이의 원래 색깔을 찾아주죠.
한 30장 정도를 단위로 사포질을 하는 게 좋습니다.
한꺼번에 하면 책이 싫어하겠죠.

6. 절단기(제단기, 세단기)

커터칼로 몇페이지씩 책을 깍아내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가 하느냐에 따라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나죠.
저도 이짓 많이 해봤는데.. 상당한 정신집중과 다년간의 수양이 요구되는 고급 기술입니다.
이름과 학번을 매직으로 써 놓은 책에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이 번거롭다면 절단기(제단기)를 하나 구입해 사용하면 이쁘고 표 안나게 싹둑 잘 잘립니다.
요즘엔 10만원 초반대의 보급형 제품도 많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7. 제본기

이런저런 이유로 너덜너덜해진 책이라면 위의 제단기와 같이 제본기를 사용해 붙여야 합니다.
10만원 미만의 제품도 나와 있습니다.
일반적인 형태는 본드를 주입하는 제품이고,
연습장이나 종합장처럼 스프링을 돌려 바인딩하는 스프링제본기도 있습니다.


이상 나름대로 헌책 손질 요령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외에 더 좋은 노하우가 있으시다면, 함께 공유하면 좋을 듯 합니다.

2009년 12월 17일 목요일

노트북 구매 사용후기 쓰고 받은 사은품


컴팩 프리자리오 CQ61-201TU 노트북 PC

9월말에 GS SHOP에서 74만6천원을 지르고 구입한 노트북이다.



구입 당시 포토 상품평에 응모한 사람 중 40명에게
광마우스와 8G USB를 사은품으로 증정한다는 홍보가 있었다.



하여 사진을 첨부하고 나름대로 사용후기를 적어 응모했었는데.. 당첨이 됐나 보다.
저녁때 택배로 사은품이 왔다.



마우스는 노트케이스 백제 화이트 광마우스 제품인데..
그닥 비싸 보이지는 않지만 착용감은 좋은 편이다.
USB 메모리스틱은 EK7-UW01M2(B)로 EK의 DW-MINI SWING 제품이다.
100원짜리 동전 사이즈에 용량은 8GB나 된다.
hp의 ‘Gift Promotion용 제품’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그러고 보니 금년에 응모한 크고 작은 이벤트들은 다 당첨이 됐다.



Compaq Presario CQ61-201TU Notebook PC는 16인치 백라이트에 램은 8GB까지 장착된다.
인텔 셀러론 듀얼코어 펜린 T3000(1.8G㎐), 250GB HDD, DVD Super-Multi, 무선랜..
기본 OS가 윈도 비스타지만 현재 윈도7 얼티밋을 설치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훨씬 가볍고 빠르다는 느낌이다.
한글 2007, MS Office 2007, PhotoShop CS2, V3 Lite, 나모 웹에디터 2006, 미래에셋 HTS.. 모두 쌩쌩 잘 돌아간다.
따로 노트북 키스킨을 구매해 입혔다. “매우 만족” 등급을 주고 싶다.



COMPAQ Presario CQ61-201TU
Product specifications - Hardware

Product Name
CQ61-201TU
Product NumberVG546PA#AB1
Microprocessor1.8 GHz Intel Celeron DualCore Mobile Processor T3000
Microprocessor Cache1MB L2 Cache
Memory1024 MB
Memory Max8192 MB
Video GraphicsNVIDIA GeForce G 103M
Hard Drive250GB (5400RPM)
Multimedia DriveLightScribe SuperMulti 8X DVD±RW with Double Layer Support
Display16.0" Diagonal High Definition HP LED Brightview Display (1366x768)
Network CardIntegrated 10/100BASE-T Ethernet LAN (RJ-45 connector)
Wireless Connectivity802.11bg
SoundAltec Lansing Speakers
Keyboard101 key compatible Full size keyboard with integrated numeric keypad
Pointing DeviceTouch Pad with On/Off button and dedicated vertical Scroll Up/Down pad
External Ports3 USB 2.0 eSATA + USB 2.0 VGA RJ-45 1 Headphone out Microphone in
SecurityKensington MicroSaver lock slot Power-on password
Power65W AC Adapter 6-Cell Battery

2009년 12월 15일 화요일

희망과 절망의 알레고리

플라톤의 『국가편』(Politeia) 제 7권 등의 내용은 그의 이상국가에 관한 이론이 펼쳐져 있는 대화편이다.
인간은 물질적 감각의 위협에 직면해왔기 때문에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하지 않는 한 이상국가는 언제 와해될 지 모르는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는 곧 이상국가가 명예정 → 금권정 → 민주정 → 참주정으로 와해되어 가는 근거가 된다.

민주정 하에서는 정치적 무관심이 초래되고 이른바 센세이셔널리즘이 판을 치게 되고, 급기야 선동정치를 일삼는 권력자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게 되며, 급기야 그 맹목적 추종을 바탕으로 급작스럽게 부상한 권력자를 탄생시킴으로써 이른바 폭압적 예속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플라톤이 기술하고 있는 참주정의 등장 배경은, 항간의 주장처럼 “민주정부의 실패한 10년이 이명박 정부라는 ‘괴물’을 낳게 된” 배경과 관련한 가히 예언자적 간파이자, 오늘날 파시즘의 본질 및 신자유주의적 풍토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는 진정 잠에서 깨어날 것이 요구되는 우리 시대를 암시하는 희망과 절망의 알레고리이기도 하다.

2009년 12월 10일 목요일

[책] 남자(여자)가 겪는 인생의 사계절


 ‘남자가 겪는 인생의 사계절’ 

노동자, 기업가, 소설가, 생물학자 등 직업별로 40명의 중년 남성을 선정, 심리학자 5명이 10년간의 지속적인 면담을 통해 세월에 따른 그들의 심리 변화를 관찰한 결과, 기존의 학설을 뒤집는 새로운 이론이 탄생합니다.

예일대 임상 심리학과 대니얼 J. 레빈슨 교수가 동료 교수 네 명과 함께 저술한 <남자가 겪는 인생의 사계절>은 인간 발달학에 입각, 중년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는 심리학적 인생론입니다. 1968년에 시작돼 10년 만에 완결된 이 연구의 결론은 성인기라 통칭되는 한 시기가 유아기와 무관한, 독자적 발달과정이라는 것.

이것은 당시, 성인기를 단지 유아기의 무의식적 갈등의 재 상연으로 보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정면으로 뒤집었다는 점, 그것도 당사자들이 프로이트의 연구자들이었다는 점에서 학계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는데요. 이 책은 그간의 연구가, ‘어른되기’에만 치우쳐 ‘어른으로 살기’는 소홀히 했다는 사실에 주목, ‘중년’에 대한 실체적 해명을 통해 그 시기의 막연한 불안감을 제거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었죠.

흥미로운 것은 그 이야기가 무미건조한 심리학적 조사에 그친 것이 아니라 유명인의 자서전, 소설이나 연극 등 예술작품에서 나타나는 중년을 포괄적으로 참고함으로써 보다 입체적인 중년상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인데요.

남자 나이 40세를 탈무드는 ‘이해 할 줄 아는 나이’, 공자는 ‘더 이상 유혹에 고통 당하지 않는다는 나이’라 했다지만.. 이 책 <남자가 겪는 사계절>은 바로 그 중년의 자유롭고 풍요로운 인생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대비책이 담긴 작품입니다.


 ‘여자가 겪는 인생의 사계절’ 

‘여성은 어떤 인생경로를 통해 한 사람의 성인이 되는가’..

<여자가 겪는 인생의 사계절>은 전작, <남자가 겪는 인생의 사계절>의 후편격으로, 여성이 주체적 인간으로 서게 되는 과정에서 근본적인 갈등이 무엇인지를 다룬 책인데요. 임상 심리학자인 저자가 추적한 이 ‘여성들의 인생경로’에는, 인생의 계절마다 전통적인 가정주부의 형상과 반 전통적인 형상, 즉 능력있는 직업여성 사이에서 갈등을 빚는 대다수 여성들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가정주부와 직업여성의 성에 대한 관점, 인생주기, 여자의 인생에서 성의 의미, 중년의 전환기 등 그들의 사례는 그 자체가 모든 여성들의 꿈, 정서적 위기,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 사회적 갈등과 심리적 혼란의 솔직한 재현이며, 너무 똑똑해도 안되고 너무 성공해도 곤란한 모순 속에 살아온 여성들의 ‘내면의 울림’입니다. 이는 남녀가 왜, 어떻게 서로 다르게 사는지에 대한 저자의 화두이기도 하죠.

대니엘 레빈슨(Daniel Levinson)의 유작이 된 이 작품은 공감가는 여성의 이야기, 문득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들을 통해 여성들의 삶이 보다 적극적이기를 종용하는데요. 학문적 이론서지만 여성독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사례 하나쯤은 발견할 수 있는 이 책은 읽는 재미가 쏠쏠한 한 권의 인생론입니다.

2009년 12월 6일 일요일

자기계발에 도전해 보자


직장인의 70%가 샐러던트(Salaryman + Student)라고 한다.
말 그대로 공부하는 직장인이 엄청 많다는 얘기다.
외환위기 이후 자기계발 분야에서도 신자유주의적인 경향이 강화되어왔다.
외적 압박으로 보나, 내적 불안으로 보나 사람들은 자기계발하는 시민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인데..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이왕에 상황이 그렇다면 좀더 긍정적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국내 원격교육의 대명사인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는 현재 2010학년도 신·편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접수 기간은 다음과 같다.

ㆍ신입생(1학년) : 2009.12.1(화) ~ 2010.1.6(수)
ㆍ편입생(2·3학년) : 2009.12.1(화) ~ 2010.1.13(수)

방송대의 한 학기 등록금은 학과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평균 37만원 내외다.
(일반대학의 한학기 등록금과 비교해 보라.)
이 금액으로 한 학기에 3학점짜리 여섯과목을 이수하게 된다.
6만원으로 한 과목을 이수할 수 있으니 학비도 거저인 거나 다름없다.

참고로, 요즘 가장 인기가 많고 경쟁률이 치열한 교육학과와 청소년교육학과의 교육과정을 기재해 보았다.
2009년의 내용이니 2010년 이후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관심있는 분들은 주저없이 지원해 보시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육학과 vs. 청소년교육과 교과과정
(2009년 기준)

 교육학과(44)
학년
학기
청소년교육과(45)
교과목명
교과
구분
평가
방법
교과목명
교과
구분
평가
방법
국어
교양
출석
1-1
국어
교양
출석
세계의역사
교양
중간
세계의역사
교양
중간
교육의이해
전교
출석
교육의이해
전교
출석
컴퓨터의이해
교양
중간
컴퓨터의이해
교양
중간
인간행동과사회환경
전공
출석
인간행동과사회환경
전공
출석
인간과과학
교양
중간
1-2
인간과과학
교양
중간
인간과사회
교양
중간
인간과사회
교양
중간
대학영어
교양
출석
대학영어
교양
출석
청소년교육개론
전공
중간
청소년교육개론
전공
중간
교육심리학
전공
출석
교육심리학
전공
출석
시민교육론
전공
출석
시민교육론
전공
출석
한국사의이해
교양
출석
2-1
한국사의이해
교양
출석
생명과환경
교양
중간
생명과환경
교양
중간
세계의정치와경제
교양
중간
세계의정치와경제
교양
중간
청소년교육개론
전공
중간
청소년교육개론
전공
중간
평생교육론
전공
출석
평생교육론
전공
출석
여성교육개론
전공
출석
여성교육개론
전공
출석
철학의이해
교양
중간
2-2
철학의이해
교양
중간
문학의이해
교양
출석
문학의이해
교양
출석
여가와삶
교양
과제물
여가와삶
교양
과제물
교육철학
전공
출석
교육철학
전공
출석
평생교육방법론
전공
중간
평생교육방법론
전공
중간
청소년심리
전공
출석
청소년심리
전공
출석
동서양고전
교양
과제물
3-1
동서양고전
교양
과제물
지역사회교육론
전공
중간
지역사회교육론
전공
중간
상담이론및실제
전공
출석
직업과윤리
전공
출석
교육방법및공학
전공
출석
청소년문화
전공
출석
생애발달과교육
전공
중간
청소년학습이론및지도
전공
중간
평생교육프로그램개발
전공
출석
평생교육프로그램개발
전공
출석
인간과교육
교양
중간
3-2
인간과교육
교양
중간
교육사
전공
중간
교육과정및평가
전공
출석
교육과정및평가
전공
출석
청소년문제
전공
출석
문화와교육
전공
출석
청소년지도방법론
전공
중간
수업설계및개발
전공
출석
청소년활동론
전공
출석
인적자원개발론
전공
과제물
인적자원개발론
전공
과제물
한국사회문제
교양
과제물
4-1
한국사회문제
교양
과제물
교육행정및경영
전공
출석
아동발달
일선
과제물
아동발달
일선
과제물
자원봉사론
전공
과제물
원격교육론
전공
출석
인간관계론
전공
출석
성인학습및상담론
전공
중간
청소년프로그램개발및평가
전공
출석
교육고전의이해
전공
과제물
청소년환경론
전공
중간
보육실습
전공

4-2
보육실습
전공

아동복지
일선
과제물
아동복지
일선
과제물
가족상담및치료
일선
과제물
가족상담및치료
일선
과제물
평생교육경영학
전공
출석
청소년복지
전공
출석
심리검사및측정
전공
중간
청소년육성제도론
전공
중간
교육문제연구론
전공
출석
청소년인권
전공
출석
노인교육의이해
전공
과제물
청소년인성교육및상담
전공
과제물

2009년 12월 3일 목요일

태평천하 또는 폐허


1930년대 풍자문학의 대가 백릉 채만식은 「천하태평춘」(후에 「태평천하」로 제목 변경)에서 일제의 식민지 상황을 ‘태평천하’로 인식하는 윤두섭 영감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마음껏 야유함으로써 작가 본인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인물이 누구인지를 암시적으로 보여주었다.

1920년 당시 공초 오상순은 《폐허》의 창간호에서 “조선은 황량한 폐허의 조선이요, 우리 시대는 비통한 번민의 시대이다.”라고 말한다. ‘폐허’는 당대의 현실과 데카당스(Décadence)적 사조의 반영이었다.

그렇다면 2000년대의 현재 한국사회는 ‘태평천하’인가 ‘폐허’인가.
나는 시대의 암울함이 반복되어 ‘폐허’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마냥 울 밑에 선 처량한 봉선화로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아무리 어두워도 「시일야방성대곡」이 온 강토를 적시던 그 시절에는 감히 비할 바가 못되지 않겠나.

2009년 12월 2일 수요일

[영화] 몬스터


믿기 힘들만큼 혹독한 삶을 살았던 한 여성의 실화가 백분 내내 압박해온다.
1989년, 여섯 남자의 연쇄 살인범으로, 미국 전역을 들끓게 했던 그녀의 이름은 ‘에일린 워노스’(Aileen Wuornos).
꿈 많고 조숙했던 에일린은 여덟살 때 강간을 당하고, 일찍이 미혼모가 되었으며,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열세살 때부터 동생들 뒷바라지를 위해 거리의 매춘부로 살아왔지만, 그 사실을 안 동생들에게 배척되어 고향을 등지게 된다.

희망없는 나날을 보내던 그녀는 자살을 결심하고, 비를 피해 마지막으로 목을 축이러 들어간 게이 바에서, 운명의 상대인 셀비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집착하게 된다.
셀비와의 행복을 위해 다시 거리로 나선 그녀는 변태적인 폭력에 대한 정당방위로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셀비와 함께 도피생활을 하며 일자리를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회의 냉대와 불신의 벽을 넘을 수는 없다. 이후의 연이은 살인은 그녀를 점점 몬스터로 변모시킨다. 사랑을 지키기 위해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모순, 그 끝이 뻔한 선택은 지속적인 폭력 속에서 정상적인 자기 표현 방법을 배우지 못한 그의 방식이었다. 불행히도 연인 셀비조차 매춘을 강요하고, 남자들이 그랬듯 그녀를 이용한다.

샤를리즈 테론의 연기는 눈부시지만 미처 재현하지 못한 진실은 그보다 가혹했던 에일린 워노스의 실제 삶이라고 한다.
에일린 검거 후 언론은, ‘최초의 여성 연쇄살인범’, ‘괴물같은 거구의 여인’으로 그녀를 지칭하며 그 살인 행각에 호들갑을 떨었지만 한편에선, 그녀가 살인을 저지르게 된 이유와 함께 사회가 여성 연쇄살인범을 어떻게 다루었는가가 이슈화되었다.
단적으로, 복역 12년 동안 그녀는 제대로 된 변호사조차 선임하지 못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사형수가 됐으며, 2002년 전기의자에 앉았다. 과연 누가 누구에게 그녀의 삶을 단죄할 자격을 준 걸까. 몬스터로 몰린 에일린은 다만, 법과 규범의 이름으로 은폐된 거대한 몬스터, 인간의 야비한 욕망이 만들어낸 사회 구조 속에서 인생 전체를 강간당한 한 약자의 초상은 아니었을까.